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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언박싱이 문제가 아니라 용혜인이 문제다
탈권위는 오히려 권장할만한 것...꼼수정당 당선자로서의 책임의식이 문제
 

 

[경인신문 이설아 논설위원] 8일 더불어민주당이 전 당원 투표 결과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당을 결정했다고 한다. 소수정당 몫으로 시민당에서 비례대표를 받은 용혜인, 조정훈 당선인은 합당에 불복하는 형식으로 당에서 제명돼 각각 본 소속 정당인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으로 갈 예정이다. 위성정당이라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간 '꼼수정당'을 만들어 당선됐으니 돌아갈 때도 그냥 가지 못하고 '꼼수'의 형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참 안타깝다.


 이중 용혜인이라는 이름은 지난달 말 '금뱃지 언박싱' 논란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국회의원 당선증과 뱃지를 요즘 청년들이 유튜브에서 자주 찾아보는 '언박싱(전자제품이나 기타 희귀한 물건들을 개봉하면서 정보를 제공)' 형태의 영상으로 자랑한 것이다. 용 당선자에 대한 비판 여론은 크게 몇가지로 압축되는데, 첫째로 국민이 만들어 준 국회의원이 어떻게 그 부산물인 뱃지를 부적절한 방식으로 자랑하냐는 의견, 둘째로 더불어시민당에서 당선된 당선자가 왜 본 소속정당인 기본소득당에 영상을 올렸냐는 의견, 셋째로 영상에서 뱃지를 중고나라에 파는 것을 '새로운 재테크 방법'이라고 말하는 등 본인 위치에 대한 자각이 없다는 것과 같은 의견들이다.


 사실 필자는 첫째 부분의 논란은 전혀 문제 될 거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전 유시민 전 의원이 국회에 백바지를 입고 나왔을 적 논란이 연상되는데, 젊은 국회의원이 '요즘 것'들의 감수성에 맞춰 자신을 PR 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유튜버들은 100만 명이 유튜브를 구독하면 받을 수 있는 '골드버튼'을 구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언박싱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1인당 국민 약 17만 명을 대의 하는 국회의원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국회 옆 헌정기념관에도 전시된 뱃지에 대한 정보를 다시 전달하는 게 '국회의원으로서의 권위' 운운할 것 아니라면 왜 문제가 되는가.

 

 이어 두 번째 비판 의견은 조금 경청할 만도 하지만, 위성비례정당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 알고 있는 집권여당 지지자들이 용 당선자에게 시민당으로서 소속감을 요구하는 것은 다소 의아하다. 경희대 재학 중 진보신당에 가입해 노동당 대표를 역임하고, 지도부 시절 이를 탈당해 기본소득당을 재창당하는 등 진보정당 외길 10년을 걸어온 용 당선자가, 선거용으로 급조된 정당에 어떤 소속감을 느껴야 하는가. 애초 시민당은 자체가 자신들이 '플랫폼'에 불과하다며 기본소득당 대표로서 용 당선자에게 비례대표를 줬던 것 아닌가?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세 번째 문제인 것이다. 위성비례정당으로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데 일조했다는 반성 없이, 국회의원으로서 이를 어떻게 책임지고 어떤 의정을 해나갈 것인지 언급은 없고, 그럼에도 국민들께 자신을 선택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생략된 영상. 이토록 명백한 잘못이 있는데 '어떻게 감히 뱃지를 희화화 하냐'는 납작한 비판은 청년 유권자들에게 공감을 사기 어렵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더 많은 국회의원이 언박싱 영상을 공개하며 탈권위적 태도를 실천하기를 희망하면서도, 용혜인 당선자의 영상은 몹시 잘못됐다고 단언한다.

 

 헌법재판소는 현재 위성정당 설립 위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미 당선자들까지 나온 마당에 이번 국회에서는 낙장불입일 수도 있지만, 부디 4년 후 22대 총선에는 민심을 왜곡하는 꼼수 정당 없이 국회가 '국민이 원하는 그대로' 작동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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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5/09 [11:13]  최종편집: ⓒ 용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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